우리 집 닭은 어머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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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닭은 어머니다
  • 남해타임즈
  • 승인 2016.08.23 11:25
  • 호수 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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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 대 시
박정규시인고현면 이어리

우리 집 닭은 나이가 많다 
유년의 닭장 속 알둥지에서 
어머니의 사랑을 품고 있다
도시락 속 꽁보리밥에 
들국화처럼 예쁘게 수를 놓아 
가난과 존심을 가려주던 
어머니의 사랑을 품고 있다
학교 앞 구멍가게 붕어빵에 눈멀어 
슬쩍 주머니에 넣었다가 
자갈길에 넘어져 옷 범벅 들통 나 
아버지가 준 종아리 상처는 
어머니의 약손과 동갑내기다 
우리 집 닭은 어머니다 
허기진 자식 안쓰러워 
눈물만 훔치다 몰래몰래 
계란을 용돈으로 낳아 주었다 
눈시울 붉어지는 지천명 
자꾸만 굽어가는 어머니의 
그 따뜻한 사랑을 
석양 빛 닭장에서 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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