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지원기준 미달 대다수 군민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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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지원기준 미달 대다수 군민 속앓이
  • 이충열 기자
  • 승인 2016.10.18 09:16
  • 호수 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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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농 많은 남해군에 대농의 피해기준 적용한다니 말이 되나?" 농업재해 적용 기준 너무 비현실적… 자연재해보험도 실효성 의문

태풍 `차바`가 휩쓸고 간 남해지역의 농어촌에는 직접 피해에 더해 농작물, 수산물 피해도 막대하다. 그러나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기준과 규모가 전혀 현실과 동떨어져 농어민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가옥침수 등 시설복구도 문제지만 경작지 훼손과 이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시급한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시금치와 마늘을 심을 경지의 복구와 종묘의 재파종 문제는 시기상 빨리 조치돼야 하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시금치와 마늘의 경우 생육과 발아에 적당한 온도가 보존되는 한계선이 이달 20일경으로 알려져 있지만 태풍 이후에도 계속되는 우수기 때문에 벼 수확도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며 시금치와 마늘의 재파종을 위한 복토 등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파종시기가 더욱 늦어질 전망이다.  

농업재해대책법에 따르면 태풍 등 자연재해로 농작물이 죽거나 수확 불가능한 피해를 입을 경우 재파종 비용과 농약대 일부가 지원된다. 그러나 농작물의 경우 시기에 맞춰 선지급돼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농업당국에서는 피해상황과 지원여부를 조사하느라 또 시간을 보내고 있다. 

농경지 및 농작물 피해조사에서도 군내 농민의 대부분이 규모가 작은 소농이라 피해지원 기준에 포함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농경지 침수의 경우 작물이 10cm이상 2일 정도 물에 잠겨야 피해로 인정하고 논밭의 경우에도 피해면적이 합산해서 2600㎡(약 800평) 이상이어야 지원대상에 속하는 등 기준에 미치지 못해 복구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다수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는 동안 일찍 심은 밭시금치의 유실이 심한 서면과 남면 일부 지역에서는 복토를 위해 태풍에 쓸려내려간 흙을 경운기로 되실어 오고 농협 등지에서 시금치 종묘를 다시 사서 파종하는 등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농사를 계속해야 할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서면의 한 농민은 "이 밭에만 시금치 종묘 20봉지를 심었는데 모두 쓸려 내려갔고 복토 후 다시 20봉지를 사서 급하게 파종했다. 다른 밭에도 파종해야 하고 옆집도 마찬가지"라며 "이런 급한 경우 군이나 농협에서 우선 지원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화급한 상황을 설명했다.    

농경지의 태풍 피해 조사를 나갔던 군 관계자는 "더 자세하게 살펴봐야 하겠지만 국민안전처 복구총괄과에서 보내온 지침에 따르면 일정규모 이상의 대농이 아니면 피해 지원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넓게 보면 정부의 농업재해대책은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농어업재해대책법에 의한 복구비 단가는 실제 피해금액에 비해 모자라고, 그나마 피해면적 미달 등으로 농작물의 많은 품목이 지원에서 제외된다. 

이에 대해 군민 일각에서는 "전국을 대상으로 하는 획일적인 지원 기준으로는 농어업인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없다. 지역 특성에 맞는 유연한 지원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지자체의 경우에도 긴급한 자연재해의 복구와 안정적인 영농·영어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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