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독일마을맥주축제의 득과 실, 다시 찾는 축제로 거듭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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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독일마을맥주축제의 득과 실, 다시 찾는 축제로 거듭나려면?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6.10.18 10:01
  • 호수 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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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축제를 정의하는 다양한 기준이 있을 수 있는데 무조건 몇 명이 왔다는 양적 추산보다는 축제를 온 사람들이 다시 올 수 있는 `재방문율`을 높일 수 있는 컨텐츠가 많아야 한다고 본다. 진정 성공한 축제라는 것은 지역민에게 사랑받는 축제이며, 그 매력의 생명력이 얼마나 길게 오래 갈 것인가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기상청의 강한 비 소식에 축제 시작도 전에 걱정이 많았던 제7회 독일마을맥주축제가 기상악조건을 깨고 전국에서 약 8만 8천여 명이 찾아와 성공했다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이 수치는 경찰서에서 조사한 차량 수를 기준으로 추산한 것이며 올해는 소시지나 맥주 판매량 등을 별도로 추산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군 담당자는 "어차피 멸치와 마늘같은 농·특산물이 아니다 보니 토착산업과 관계없다고 판단해 매출 파악은 안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이번 축제는 곳곳에서 쉬이 볼 수 있었던 외국인 관광객 덕분에 축제분위기가 더욱 고조됐으며 바이에른민속공연단의 공연은 독일 현지 옥토버페스트의 분위기를 독일마을에서 일부 재현해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것은 바로 GOD의 보컬, 가수 김태우와 천상의 목소리라 불리는 가수 린의 저녁 공연소식이었다. 

이에 높아진 맥주축제의 위상만큼이나 지난해부터 유료로 부스비를 받아온 남해군은 올해는 부스비를 거의 두 배 가까이 올려 지역에 쓰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도 있다. 그렇다면 더 나은 맥주축제를 위해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대형가수 공연에 의존한 축제…
무대인근만 혼잡

첫 날인 1일 저녁 가수 김태우가 오고 그 이튿날 저녁에는 가수 린이 왔다. 이 소식은 진주와 사천, 광양과 순천 등 인근 지역민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고 실제 많은 이들이 `비쯤이야`하는 마음으로 `공연도 보고 맥주도 마시자`는 생각에서 맥주축제장을 찾았다.

그런데 이러한 대형가수 공연이나 개그맨 송영길의 무대 진행 등 지나치게 무대중심이었다는 평가 또한 많았다. 진주에서 학원을 경영한다는 A 씨는 친구들과 함께 맥주축제를 찾았다며 "사실 김태우 때문에 왔다. 그런데 맥주와 소시지를 사들고 공연을 보려 해도 그랬다간 가뜩이나 좁은 자리를 놓칠까봐 그러질 못했다.

그래서 같이 온 지인들이 무대 아래쪽 먹거리 부스장에서 먹으면서 보자는 제안도 했으나 거기는 아예 단절돼 있는 공간처럼 느껴졌다. 사실 독일마을 자체가 비좁은데 그 좁은 곳마저도 다각도로 활용이 안 된 채 주무대쪽으로만 모든 행사를 모은 느낌이었다. 먹거리 부스공간에 대형 스크린 하나만 설치해줘도 혼잡한 관광객이 좀 분산되고 더 다양한 장소에서 더 다양한 방식으로 축제를 즐길 수 있었을 텐데 너무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에서 독일을 느낄 수 있는 유일한 마을이 바로 독일마을인데 아무리 술축제라고 할지라도 `독일문화`를 느낄만한 컨텐츠가 너무 부족한 게 아닌가 싶었다. 퍼레이드와 외국인 공연단의 무대 말고는 딱히 기억에 남는 게 없었던 것 같아 그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돌연 `감독제`로 1억여원 수의계약…
무대설치는 `전국공개입찰`

이번 맥주축제는 총 48동 중 공공부스와 삼동면 부녀회 등 농특산물 부스를 제외한 총29동에 부스를 분양해 최소 한 동에 40만원에서 120만원까지 부스비를 받아 총 2300만원을 `삼동면협의체` 명의의 통장으로 받았다. 

일부 군민들의 오해와 달리 이번 축제에서는 형평성 등을 이유로 독일마을 현지 주민들에게도 부스비를 받았다. 이렇게 받은 금액은 어떻게 쓰이냐고 물었더니 "부스 설치비를 제외하고는 어찌 쓸지 검토 중에 있고 부스설치금액과 추후 용도는 밝힐 수는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지난해와 달리 크게 상승한 부스비용 때문인지 이번에는 유독 손해봤다는 의견이 많았으며 다수의 손님들로부터 "파는 사람은 많은 데 관광객인 우리가 편히 앉아 먹을 수 있는 곳은 턱없이 부족했다. 테이블도 부족했고 각 부스마다 경쟁이 치열해서인지 손님이 더 눈치를 봐야 했다"며 "축제가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흐르는 것 같다"는 지적을 듣기도 했다.

지역민 중에서도 서운함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군내 한 업체는 "예전에는 `경남`으로 경쟁을 붙이더니 이번엔 무대 및 음향을 아예 전국 공개입찰로 경쟁을 붙였다. 이건 아예 지역업체들은 배제하겠다는 뜻과 다름없다고 우리는 생각한다. 사실 축제를 도맡아 진행하는 이벤트를 그렇게 전국공개입찰로 붙인 거면 말도 안한다. 총 2억 중 무대 및 음향 3400만원짜리를 그렇게 전국입찰로 붙여 강원도의 한 업체가 됐다는데 그 운반운임비만 생각해도 지역민인 남해사람이 하는 게 훨씬 더 현장대처가 더 빠르지 않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전국공개입찰과 달리 1억원이 넘는 `공연기획 및 행사연출 진행 용역`은 수의계약으로 이뤄졌다. 이에 대해 군청관계자는 "올해는 총 감독제로 해서 감독1명이 이번 축제를 총괄 기획하고 진행했다. 수의계약으로 할 수 밖에 없었던 건 대형가수들을 섭외해오는 부분 때문에 그렇다"고 답변했다.

온통 맥주와 소시지, 
품목 겹치고 가격도 제 각각 달라 

1박2일로 축제를 찾았다는 B씨는 "40대 여자 친구들 3명이 함께 왔다. 그런데 첫날에 보고 온통 맥주와 소시지는 기본으로 다 파는데 가격도 결코 저렴한 느낌이 아니었다. 제대로 앉아 먹을 공간이 잘 돼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이리 비싸지?라는 생각을 했다. 슈바인학센인가? 독일식 족발 같은 걸 먹었는데 그것도 비쌌다. 둘째 날 개당 4천 원짜리 소시지 집을 발견해 먹긴 먹었는데 나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많았는지 거기만 줄이 길어 기다리다 시간 다 보낸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셔틀버스 이용을 권장한다기에 그걸 탔는데 배차간격에 문제가 있었는지 특히 둘째 날에는 너무 오래 기다려서 짜증이 날 정도였다"고 말했다.

실제 먹거리 부스에서 판매를 한 C씨는 "장사가 되고 안 되고는 전적으로 판매자 책임이긴 하나, 우리끼리도 옆집이 무얼 판매하는지를 전혀 알 수 없는 상태였다. 처음 부스를 신청할 때도 음식품목에 대한 질문을 했을 때 담당자가 `하고 싶은 거 팔면 된다`라고만 설명을 들었다. 음식판매에 대한 모든 준비를 마친 일주일 전에 `자리 추첨`한다고 갔던 날, 비로소 여러 사람들의 품목이 겹친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 수 있었지만 그때 돼서 메뉴를 바꾸기엔 이미 늦었다"고 말했다. 

또한 각 부스마다 같은 맥주캔을 파는 데도 다 가격이 달라서 손님들이 한쪽으로 몰리는 경우도 있었고 축제기간에 외려 더 비싸게 받은 레스토랑도 거론되는 등 전반적으로 비싼 가격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이러한 독일마을맥주축제에 대해 한양대 문화관광학부 이 훈 교수는 "좋은 축제를 정의하는 다양한 기준이 있을 수 있는데 무조건 몇 명이 왔다는 양적 추산보다는 축제를 온 사람들이 다시 올 수 있는 `재방문율`을 높일 수 있는 컨텐츠가 많아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주차문제 등 어쩔 수 없는 지리적 물리적 한계가 충분히 예상되는 축제라면 절반은 사전예약제 등을 고민해봐야 한다. 진정 성공한 축제라는 것은 지역민에게 사랑받는 축제이며, 그 매력의 생명력이 얼마나 길게 오래 갈 것인가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을 벗어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독일마을맥주축제`의 새로운 변모를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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