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의 제주생태마을 탐방(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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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의 제주생태마을 탐방(1)
  • 김성철
  • 승인 2016.11.08 11:04
  • 호수 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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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김성철 - 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회장

10월 25일 0시 30분, 씨스타크루즈호는 하늘을 찢는 뱃고동 소리를 울리며 목포항을 떠났다. 칠흑 같은 바다 위를 끝없이 흘러가는 밤배와 함께 우리의 밤도 함께 흘러갔다. 다섯 시간이 넘도록 남쪽으로 흘러간 밤배는 동틀 녘에야 제주항에 안착했다.

잠시 눈을 붙인 동행들의 표정은 다소 밝았지만 굳이 씨스타크루즈와 함께 밤을 뒤채이던 몇몇은 제주도의 바다로 침잠하듯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다. 오전 6시, 문윤숙 제주도 생태관광협의체 사무국장의 마중으로 제주의 속살탐사는 시작되었다.

남해군생태관광협의회 회원 21명은 작지만 야무지게 생긴 문윤숙 국장의 뒤를 따라 함덕해수욕장에 도착했다. 그녀는 우리와 3일 동안 동행할 것이라고 했다. 동녘에는 오늘 첫 햇살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다. 제주의 북쪽바다는 검은 바다다. 육지를 향해 가슴을 풀어헤친 욕망의 바다다.

성산 일출봉에서 보았던 동쪽바다는 새색시의 입술보다 붉은 열정의 바다였고, 서귀포에서 느낀 남쪽바다는 파도가 일으킨 하얀색 포말의 그리움이었다. 그리고 협제해수욕장에서 내 발길을 물 속으로 끌어들인 서쪽바다는 청록빛 다이아몬드를 닮은 화려함이었다. 제주의 바다는 그렇게 제각각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추억의 바다였다.

우리가 제주도를 찾은 이유는 단 하나다. 제주가 우리나라 최고의 관광지이기 이전에 태고적 자연환경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생태관광지이기 때문이다. 우리 일행은 이번 답사에서 제주도의 다양한 마을에서 생태자원을 어떻게 관광에 활용하고 있는지를 견학하기 위해서다.

첫날 견학지는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善屹里)다. 검은 땅, 검은 돌의 원시림 동백동산이 있는 선흘리는 2013년 남해군 앵강만 달빛여행과 함께 환경부에서 지정한 12개 생태관광지역에 선정되었다, 그래서인지 더욱 반가운 마을인지도 모른다.

동백동산은 제주 곶자왈 중 가장 크고 대표적인 곳이다.

곶자왈은 숲을 뜻하는 `곶`과 돌을 뜻하는 `자왈`이 합쳐진 순수 제주말이다. 동백동산에 들어서자 모기가 극성을 부린다. 빽빽한 숲의 1/3이 동백나무지만 옆으로는 가지를 뻗지 못하고 하늘을 향해 위로만 가지를 뻗고 있다. 속성수인 종가시나무에게 햇빛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위로 가지를 향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동백열매로 수입을 올리던 마을사람들이 다른 수종을 베어내던 예전에는 동백나무도 제 모습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70년대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후 사람들이 다른 나무를 잘라내지 못하게 되면서 동백나무는 거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숲을 따라 30분쯤 걸으면 하늘을 덮고 있는 나무가 사라진다. "먼 곳에 있는 물의 끝"이라는 뜻의 `먼물깍`이 나타난다. 제주 곶자왈이 습지일 수 있는 이유는 곳곳에 이런 연못이 있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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