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자 기자의 현장스케치 "용접전문가로 다시 태어난 5명의 불꽃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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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자 기자의 현장스케치 "용접전문가로 다시 태어난 5명의 불꽃사나이"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6.11.29 10:58
  • 호수 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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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는 사람은 행복하다. 우리지역의 유일한 대학, 경남도립남해대학의 `해양플랜트 전문용접 자격취득과정`을 수료하고 당당히 자격증을 취득한 5명의 사나이들을 만나보면 행복은 우리 곁에 있음을 다시 알게 된다. 

불꽃사나이 5명, 이들은 다시금 학생이 된 것처럼 신이 나서 말하고, 기자의 눈엔 그저 쇳덩어리로 보이는 `모재`를 들고 각도와 표면의 균일함을 고민한다.

평생교육의 하나로 사회수요 맞춤형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전문지식 및 자격증 취득을 통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하고자 군비를 지원받아 이뤄진 `전문용접과정`이 끝까지 좋은 결실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천방지축 사나이들을 포기하지 않도록 지도해준 김기돈 교수의 역량이 컸다고 한다.

본래 용접 일을 하던 차에 더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어 도전했다는 전상복 씨(51)는 "정말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려는 열정이 대단한 교수님을 만난 덕에 끝까지 올 수 있었다"며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좋은 재료로 공부를 할 수 있었던 게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금속재료에 열과 압력을 가하여 고체 사이에 직접 결합이 되도록 접합시키는 용접을 선택한 이유도 제 각각이었다. 중장비 기사인 최강식 씨(45)는 "원래 관심이 많았다. 특히 중장비를 늘 접하다보니 기계에 작은 이상이 있을 때나 부품이 떨어지면 그때그때 즉시 해결해야 하는데 안 되는 점에 답답함이 컸는데 이젠 자격증도 땄으니 자신이 붙었다"고 으쓱해했다.

또 택시운전을 하는 정태원 씨(56)는 "용접이야말로 정말 팔방미인이다. 대문이나 축사, 비닐하우스 등을 수리할 때도 쓰이고 하다못해 호미가 부서져도 접붙일 수 있다"며 "반농반어의 고장인 남해군에 살면, 용접 정도는 필수가 아닐까?" 하고 웃으셨다.

차분하고도 상세히 잘 가르쳐주던 김용환 씨(45) 는 "일상생활에 많이 쓰이기도 하고 나중에 작은 창고라도 한번 만들어 보고 싶어서 배웠는데 참 재밌더라"며 "건축에도 기본적으로 많이 쓰이는 게 용접인데 좋은 환경 속에서 잘 배운 것 같아 주변에도 많이 권하고 싶다"고 했다.

2012년에 창원에서 고향인 남해로 돌아왔다는 김종영 씨는 "고교 때부터 용접을 했는데 명색이 전문가는 돼야겠다싶어 배우기 시작했다"며 "이 좋은 배움의 혜택을 더 많은 군민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며 함박웃음을 보였다.

김기돈 교수는 "용접형태 중 3F까지 하는 과정이었는데 학생들이 하고자 하는 열의가 워낙 강해 위 단계인 3G까지 다 가르쳤다. 이 과정이면 시간이 배 이상 소요되는데 그걸 다 마스터했다. 참 대단하고 보람이 크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하는 일을 물으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하는 일을 대답하곤 한다. 하지만 배우는 사람들은 다르다. 생계를 위한 일과 별도로 자신이 좋아서 하는 일을 갖고 있다. 그게 용접이든, 공작이든, 노래건 연주건 말이다. 사람의 정체성을 사각형의 작은 종이에 콩알만한 글씨로 적힌 명함에서 찾는 게 아니라 스스로 행하는 즐거운 `작업`에서 찾는 사람들. 바로 이들 불꽃사나이들 또한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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