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장경의 판각성지, 남해를 거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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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장경의 판각성지, 남해를 거닐다
  • 전병권 기자
  • 승인 2018.10.11 15:48
  • 호수 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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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경판각지 역사문화 탐방 걷기
대장경판각지 역사문화 탐방(걷기)는 화방사와 고려대장경판각성지보존회가 주최하고 남해군과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 보리암, 화방복지원에서 후원해 마련됐다.
남녀노소가 함께해 세대를 초월하는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 목적지 전 선원사지에서 집중하는 참가자들.
이날 행사를 이끈 화방사 주지 승언 스님의 끝인사.

 남해군이 고려대장경 판각성지로 복원되길 바라는 염원이 고현면 일대에 퍼져나갔다. 지난 7일 고현면행정복지센터에서 200여명의 군민들이 `대장경판각지 역사문화 탐방(걷기)`을 통해 흔적을 남겼다.

 첫 발을 내딛기 전 김정렬 고려대장경판각성지보존회 회장이 발원문을 낭독하고 김봉윤 부회장이 일정을 소개했다. 화방사 주지 승언 스님은 "우리가 걸을 길은 아름다운 길, 흙 길이 아닌 농로나 찻길 등이다.  판각지 추정 장소에 도착하면 실망할지도 모른다"며 "이 길은 눈물·평화의 길로써 함께 걸으며 남해군이 대장경 판각지라는 점을 기억하고,  성역화가 이뤄져 남해 문화관광에도 기여하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탐방 일정은 고현면 탑동마을 회관 뒤 망덕사지와 관당성지, 안탁골 유적지, 성산토성, 선원사지를 순서로 대장경 판각지의 향수를 느꼈다.

 

여창현 남해군청 학예연구사가 첫 코스부터 마지막 전 선원사지까지 판각지와 관련해 자세히 설명했다.

대장경 판각지 발굴과정 요약
 여창현 남해군청 학예연구사가 대장경 판각지에 대한 대략적인 발굴과정 등을 설명했다. 여 연구사는 "2015년 발굴조사를 통해 대장경 판각과 관련된 건물지(정확한 용도가 밝혀지지 않은 건물 흔적)라는 유적이 발견됐다"며 "건물과 동반한 유물(12~13세기)은 선원사지에서 나온 유적의 연대와 같다. 이는 고려대장경판각 시기와 동일하기 때문에 판각지와 관련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남해군 최초로 판각성지로 추정돼 온 관당성지에 대해 "조선전기 문헌 등을 보면 대사동의 `사`자는 절 사(寺)가 아닌 맡을 사(司)로 돼 있다. 이는 관아를 뜻하는 `사`로 대사동에는 큰 절이 아닌 큰 관아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해주듯 근처에는 `관(官)`자가 새겨진 기와가 많이 발견됐다"고 말했고 "이 곳에서 벼루가 출토됐고, 조각칼은 나오지 않았지만 지석(칼을 갈 수 있는 유물)이 발견됐다. 이는 조각칼과 연동된 유물"이라며 강조했다.

정영란 군의원이 고현중학교 앞에서 선원마을로 내려가기 전 판각지와 고현면 일대의 옛 지명을 연관시켜 설명했다.

옛 지명과 관련된 추정
 관당마을에 살고 있다며 소개한 정영란 군의원은 옛 지명과 판각지를 연관 지어 흥미를 불러냈다.

 정 의원은 "옛날 대사리에는 종이를 만드는 닥나무가 무성했다. 그래서인지 어르신들은 대사리 일대를 한지골이라고 불렀다"며 소개했고 "또 대장장이는 홍노수라 불렀고 관당마을 앞에는 홍골이라 불린 가마터가 있다. 판각할 때 쇠붙이 작업도 이뤄졌을 것"이라며 추정했다.
 이어 "대국산성에 올라보면 대장경 판각지 일대가 모두 보인다. 큰 연못(물 저장소)도 있으며 인적이 있다었고 한다. 아마 여기서 대장도감을 갖고 지휘, 감시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 의원은 판각 임시저장소로 오곡리(과거: 오실)를, 판각을 행한 곳으로 선원마을(과거: 빗개) 등을 제시하며 이야기를 이끌었다.
 
남녀노소 함께한 역사소풍
 오후 2시 고현면행정복지센터에서 집결한 참가자들은 오후 4시 30분이 다 돼서야 다시 출발지에 도착하며 마지막 발자국을 남겼다. 이날 눈에 띄는 점은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참가하는 화합의 장을 연출했다는 점이다.

 행사를 마치며 승언 스님은 "고현면 일대가 고려대장경판각지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유적지 성역화도 중요하지만 고현면이 판각지와 관련한 관광산업이 들어서고 고현면 탑동, 시장, 면이 활성화 되는 날이 오길 기원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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