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 자극하는 드론으로 남해를 선물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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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 자극하는 드론으로 남해를 선물하는 사람
  • 강영자 기자
  • 승인 2018.12.10 15:43
  • 호수 6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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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촌 | 반도체 엔지니어였던 이대남 씨, 귀향해보니 `남해가 새롭게 보여` / 드론으로 만들어가는 `남해매력 재발견 프로젝트`, `드론무료체험센터` 꿈꾸다
드론으로 더 많은 이들에게 구석구석 숨은 남해 매력을 알리고 싶다는 이대남 씨.

"고향으로 내려와야겠다는 계획을 갖고 내려온 게 아니었죠. 대상포진의 치료시기를 놓쳐 건강이 악화될대로 된 상태로 고향 남해에 요양 차 왔었죠. 당연히 몸이 완쾌되면 제가 하던 반도체 관련 일을 계속하려 했죠. 대부분의 가장들이 그러하듯이, 그게 보편적이니까요. 그런데 남해를 왔다 갔다 하는 동안 제 마음이 바뀐 거죠. 어라? 남해가 이렇게 예뻤나? 이렇게 좋았었나?(웃음)"

큰 눈의 훤칠한 키 만큼이나 시원시원한 이대남 씨. 그는 마흔넷의 가장으로 두 아들의 아빠이자 한 여인의 옆지기다. 이와 동시에 상주면 임촌마을로 돌아온 귀향자이기도 하다. 그가 귀향하게 된 계기는 건강상의 이유였지만 결정적인 선택은 역시 `남해를 떠나기 싫어서`였다.

부산에서 지금의 부인을 만나 결혼하고 서울 살이 16년. 딱 30년 만에 돌아온 고향 남해는 그에게 있어 `그대로`였다. "잘 보존돼 있는 남해가 너무나 다행스러웠다. 고향에 계신 분들께는 대단한 불편일 수 있으나 난개발 되지 않은 이 환경이 큰 그림으로 보면 더 큰 가치를 지나는 것 같아 이런 남해를 살기 좋은 남해로 만드는 데 아주 자그마한 역할이라도, 보탬이라도 되고 싶었다"는 대남 씨.

하지만 귀향을 결심하기 전후 가장 큰 걱정은 역시나 `경제적인 문제`였다. 도시에서 일궈놓은 경력과 사람들을 다 버리고 가장으로서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의무를 이 시골에서 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두려움이 가장 컸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촌마을 속 공동체 일원으로서 소통해가는 즐거움은 도시에서 보이지 않는 벽 속에서 간신히 이어간 `업무적인 소통`과는 또 다른 성취이고 기쁨이었다고 한다.

드론으로 재발견하는 남해의 美
본래 반도체를 했었고 드론에 관심이 많았고 드론 관련 자격증도 가지고 있는 이대남 씨. `뭘 해 먹고 살지?`가 가장 큰 걱정이었던 평범한 가장이었기에 고향인 남해에 계신 부모님만 생각했지 남해를 생각했던 건 아니었다고 한다. 그러나 막상 내려와 보니 아름다운 남해를 담아낼 그릇으로의 드론이 지닌 매력이 분명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도시와 달리 `드론`이 뭔지 조차 모르는 간극이 큰 현실에 놀랐다고.

대남 씨는 "둘째가 다니는 학교 선생님께 면담을 갔다가 드론 이야기를 꺼냈더니 외부에서 드론 강사를 초빙하면 하루 수업료만 100만원을 요구해서 아이들에게 제공해 줄 수가 없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교육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면 자연스레 관심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겠구나를 실감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상상력을 자극해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드론을 배우고 접할 수 있도록 하고 나아가 그걸로 일자리도 창출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이름하여 `드론무료체험센터`. 곧 다가올 1인 1드론 시기에 발 맞춰 남해야 말로 드론 명소가 되기에 좋은 입지적 조건을 갖췄다는 게 그의 설명. `레디 투 스카이`라는 앱을 통해 확인하면 기체무게가 12킬로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드론을 띄울 수 있는 `초경량비행장치비행공역`을 확인할 수 있다. 전국 21곳 중 1곳에 해당하는 지역이 바로 상주면이다. 자연경관뿐 아니라 비행공력도 좋은 곳이 상주인 셈이다.

대남 씨는 "2012년도 상주은모래비치 방문객이 129만명으로 최고점을 찍었다가 2015년도엔 21만명, 점점 줄고 있다. 관광의 패턴이 바뀌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제는 여름에도 액티비티를 찾는 시대여서 단순 물놀이로는 심심해서 가지 않고 워터파크 등 활동거리, 놀거리를 찾는다. 체류시간이 중요한데 상주는 지나치는 곳이 됐다. 레저스포츠로 할 수 있는 게 드론이고 아이들은 누구나 간단한 조작법만 배우면 즐길 수 있어 귀를 쫑긋 세우는 게 `드론`"이라고 설명한다.

그가 꼽는 또 하나의 보물명소이자 체류형 명소는 바로 바래길이다. 바래지기교육을 수료한 그는 드론으로 촬영한 바래길의 풍광을, 그 아름다움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고, 그러한 보물길을 더 많은 사람들이 찾게 하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귀촌자의 큰 고민은 `비싼 월세, 거주 공간 찾기`
귀향결심 후 큰 고민은 역시나 집 찾기였다는 대남 씨는 "귀촌이든 귀향이든 기본적으론 다른 지역에서 남해로 이사를 오는 일이지 않나. 거주할 곳을 찾는 문제를 가이드 해주거나 상담해주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집구하기가 만만찮았다. 특히 상주면의 경우에도 인구는 적다는데 막상 집을 찾으면 상주중 때문에 집구하는 수요가 많아서인지 임대료가 높아서 애 먹었다. 또 전의 살던 집을 정리 못한 채 이사를 와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설상가상 일자리도 없는 상황이면 대출받기도 쉽지 않다. 관에서 보증을 해주거나 저리로 전세자금을 빌려주는 정책도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귀촌에 실패하고 돌아가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저 같은 경우는 귀향이니 귀촌인보다는 부모님과 친척이 있어서 훨씬 정착이 쉬운 편인데 타지에서 살아온 시간이 많다보니 가끔 거리감을 느낄 때가 있다. 저도 이런데 지역에 사는 분들과 도시에서 온 분들 간의 오해는 오죽할까싶었다. 표현의 차이라 부를 정도로 같은 한글이지만 언어가 다르다는 걸 받아들이고 마을에서 열린 마음으로 중간자 역할, 창구 역할을 해주는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제가 그렇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 또한 감사한 일일 것 같다. 그러기위해서라도 저부터 듬직하게 잘 살아가야겠죠?"하고 호탕하게 웃었다.

 

드론으로 지난달 23일 촬영한 사진. 양아쪽에서 넘어오며 찍은 상주은모래비치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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