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장을 가로막는 불청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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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장을 가로막는 불청객
  • 전병권 기자
  • 승인 2019.06.21 10:20
  • 호수 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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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전병권 기자
지난 7일 축제장 한가운데 주차된 차량들.
남해군이 이번 축제를 위해 발급한 차량통행증.

제14회 보물섬 남해마늘&한우잔치가 대부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지만 축제기간 내 눈과 마주치는 `녀석들`이 있었다.
녀석들의 정체는 축제장 한가운데 주차된 20~30대의 차량. 나비구장과 주무대 관객석 뒤쪽 사이에 그어진 원래의 주차선 때문인지 축제기간 동안 여러 차량이 붙박이처럼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중 눈에 띄었던 것은 구급차.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응급환자를 이송해야 하므로 많은 관광객이 오가는 자리에 1~2대는 있어도 될 법하다.
문제는 구급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다른 차량들이다. 당연히 축제진행과 물품전달, 부스운용 등 협조차량이 필요할 테지만 사진에서 보다시피 운송차량보다는 자가용이 더 많아 보인다. 이들의 앞창을 보니 `통행증`이 당당히 인사했다. 물론 통행증이 없는 차량도 더러 있었다. 축제 3일째,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상황은 비슷했다. 만약 축제장 관객석이나 무대, 마늘홍보관 등 어딘가에서 큰불이 발생했다면 이 차량들은 소방차가 진입하는 데 1분 1초가 지연되는 원인으로 지목됐을 것이다.
남해군 진행팀에 물어보니, 차를 빼달라고 몇 번씩 요청했지만 실질적 조치는 취해지지 않고 시간만 계속 흘렀다고 한다. 강제로 차량을 뺄 수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었다.
명문축제라 하면, 관광객이 보고 듣고 느끼는 데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 적어도 축제 때만큼은 축제를 진행하는 사람들도 중요하지만 손님으로 초청된 관광객이 우선시돼야 한다. 축제장은 누구나 정해진 구역에서 주차하고 관광객이 자유롭게 편하게 걸을 수 있어야 한다. 소위 `나는 축제 관계자이니 그래도 돼`라는 잘못된 인식이 불러온 결과라고 여겨진다. 남해를 사랑한다면, 축제성공을 바란다면, 남해인이라면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다행히 지난 축제보다 넓어지고 많아진 주차장과 셔틀버스 운행 횟수 증가, 교통정리에 수고한 봉사자들과 공무원들 덕분에 축제장인 스포츠파크까지 진입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축제장 외부 공식주차장의 수백, 수천 대의 차량보다 훨씬 적은 수의 불청객이 눈에 밟힌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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