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장에서는 독수리가 나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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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계장에서는 독수리가 나오지 않는다"
  • 전병권 기자
  • 승인 2019.06.24 12:25
  • 호수 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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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와 통제가 쉬운 기존 학교건물 신·개축시 공간혁신 필요

올해 상주중학교와 남해초등학교가 정밀안전진단 E등급 판정에 따라 학교건물을 개축해야 한다. 오래된 학교건물을 허물고 새로 지을 때 보다 나은 건물은 `공간혁신`에 있다고 본다.
최근 교육부는 학교시설 환경개선 5개년 계획을 수립해, 5년간 3조5천억원을 1250개 학교공간 개선을 위해 사용 중이고, 경상남도교육청은 학교공간혁신 사업을 29개교에 우선 추진하고 있다. 수도 서울에서는 꿈담(꿈을 담을 교실 만들기) 사업을 위해 서울시청(35억원)·서울교육청(18억2천만원)이 대응 투자해 시행 중이다.
남해군 초등학교 입학생수와 유치원과 어린이집, 출생아 등을 봐도 향후 10년 안으로 면 단위의 학교들은 통폐합될 가능성이 높고 많은 학교가 새로운 건물을 필요로 한다. 그렇다면, 교육공동체인 학부모, 동창회, 지역주민들은 학교건물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에 현재 공간혁신이 이뤄지고 있는 학교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학교^병원·교도소·군대
 대한민국 대부분의 오래된 학교는 일제강점기부터 일본이 감시와 통제를 쉽게 하기 위해 감옥이나 군대, 병원과 비슷한 틀로 지어졌다. 물론 뒤늦게 신·개축하거나 사학재단의 자본으로 지어진 학교들은 색다른 모습을 갖고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유현준 교수는 "학교는 교도소"라며 "우리의 학창시절 12년은 불편하게 생활한 공간이니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며 여러 강연에서 소개했다.
 
아이들의 목소리를 담은 공간들
 김해시 안명초등학교 `나무의 성`의 경우 아이들의 의견을 대폭 담아 세 차례가 넘는 회의 끝에 완성된 모습이다. 나무의 성은 기존의 철이나 고무소재로 지어진 놀이터와는 달리 나무소재로 완성돼 친환경성을 띄고 있다.
 진주시 충무공초등학교의 1학년 교실은 등대가 눈에 띄지만 뒤의 게시판이나 휴식공간에 방석이 깔려있고 책상과 의자가 모두 안전을 위한 부드러운 소재로 마련됐다. 바닥도 보일러 시스템이 가능한 우드륨 소재다. 학생들의 안전과 편안함을 추구한 모습이다.
 완주군 삼우초등학교는 부채꼴형의 건물모양과 건물 안에서 밖으로 나왔을 때, 곧바로 운동장과 연결돼 있다. 이는 아이들 중심 설계로 개방감과 접근성을 배려한 모습이다.
 이번 기사에서 남해군 학교는 한 곳만 소개하게 됐다. 보통 학교 현관은 학생들에게는 친숙하지 않은 곳이다. 예전 학교 현관의 모습은 큰 거울과 신발장, 트로피 등이 전시돼 있고 조명도 어두운 곳이 많았다. 하지만 해성중의 현관은 곧바로 아늑한 북카페를 만날 수 있다.
 
투명하고 밝은 학교
 남양주시 동화고등학교는 삼각형이라는 획기적인 모양으로 지어 아름다운 건축물로 평가돼 2014년 뉴욕건축가협회상 프로젝트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인근 사천시 용남중학교의 경우, 도서관 지혜샘은 2층으로 구분해 최신식 카페로 조성했고 공간을 넓게 활용하고 있다.
 두 학교의 공통점은 학교 외벽건물을 유리가 차지하는 비율이 굉장히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에 햇빛이 잘 통과되며 밝은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으며, 여러 학교에서 선진지로 꼽히고 있어 방문하는 곳이다.
 
어떤 학교를 물려줄 것인가
 남해군은 초·중·고등학교 신입생 수가 급감해 향후 20년 안에는 통폐합 되는 학교들이 눈에 띄게 나타날 것이다. 즉 개축을 하든 신축을 하든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어떤 학교를 물려줄 것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유현준 교수는 "사회에서 가장 억눌린 약자는 학생이다. 아이들 중심의 학교공간 혁신이 우리 미래를 바꾸게 될 것"이라며 "양계장에서는 독수리가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병권 기자 nhs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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