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정해변을 경남 서핑특구로"
길게 뻗은 은모래 백사장과 백년생 송림, 호수처럼 맑은 바닷물과 적당히 잔잔한 파도. 송정솔바람해변은 해양수산부 선정 전국 6대해수욕장에 들 만큼 한번 오면 결코 잊기 힘든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하지만 관광 트렌드의 변화 탓일까. 물론 송정해변만의 일은 아니지만 몇 년 전부터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의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천혜의 자연만으로는 요즘 사람들의 개성강한 욕구를 좀처럼 충족시키기 어렵게 됐다. 이제는 좀더 다양하고 역동적인 콘텐츠가 필요하다. 서핑(파도타기)도 그 콘텐츠 중의 하나다. 서핑은 국내에는 1990년대부터 일반에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현재 동호인 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남해가 좋아서, 서핑을 사랑해서 송정해변에 찾아든 젊은이가 있다. 남해서핑스쿨 황원태(37) 대표다.
서핑스쿨 언제부터 열었나 ^ 2013년 10월에 남해에 왔고 본격적으로 서핑스쿨을 연 것은 2014년부터다. 서핑을 하기 전에도 남해 놀러오는 걸 좋아했다. <환상의 커플>이라는 드라마에 나온 남해에 꽂혔다. 그래서 남해에서 서핑할 곳을 찾았다.
국내에서 서핑은 낯선 스포츠인데 ^ 붐이 인 게 2014~15년부터니 얼마 안 됐다. 우리끼리 포인트를 만들어 즐기자고 시작했는데 2015년 무렵 갑자기 전국적으로 서핑인구가 확 불었다. 레저스포츠는 유행을 탄다. 매스컴에서 서핑 관련 내용이 많이 나오기도 했다.
남해는 파도가 낮은 편인데 ^ 남해 해변을 다 돌아봤다. 우리가 보기엔 송정이 최적지다. 월포·두곡도 있지만 그곳은 돌이 많은 것아 단점이다. 남해 송정은 아직까지 서핑 스폿으로 알려져 있지 않아 사람들이 많지 않고 초보자들이 타기에 딱 좋다. 여름에는 남쪽에서 파도가 많이 오고 봄가을은 동해안 쪽이 파도가 좋다. 초보자들이 서핑을 하기에는 남해 송정이 파도도 알맞고 딱 좋다.
서핑족이 얼마나 찾아오나 ^ SNS로 예약받는데 6~8월에만 2천명 정도이다. 카페 예약 수치만이니 개인 보드만 들고 오거나 내 핸드폰으로 예약한 사람들까지 합하면 3천명까지도 될 거다. 대개 외지인들이다 보니 숙박시설에서 1박2일 정도 머물며 타고 간다. 몸이 피곤하니 묵고 가는 경우가 많다.
남해에서 서핑에 대한 인식은 ^ 2015년에 군이나 교육청에 서핑 등 관광과 연결지어 제안한 적이 있는데 별 반응이 없었다. 양양의 서피비치라고 있는데 노튜브존이다. 남해 송정도 한쪽은 해수욕장, 한쪽은 노튜브존으로 한 서핑존이 되면 좋겠다. 캠핑장도 예쁘게 꾸미고. 여름 한철 장사가 아니라 사계절 핫플레이스로 만드는 거다. 우리는 사람만 많이 오면 되니 그 수익은 마을 사람들에게 돌리면 좋을 것 같다. 주차장도 평소에 많이 비어 있어 활용도가 높다. 하고 싶은 게 많다.
바다마을학교가 시작했다 ^ 작년에 교육청에서 먼저 제안했고 신청자를 제한적으로 받았다. 보드가 얼마 없어서. 그래도 우리가 제일 많았다고 한다. 노쇼가 많았다고 하는데 우리는 한 팀도 없었다. 올해는 330여명 정도가 신청했다. 제일 중요한 건 안전수칙이다. 지상에서 타는 법 알려주고 준비운동하고 물에서 실습한다. 배진수 남해교육장님도 배우고 가셨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 해수욕장 개장 기간이 끝나면 샤워실 등 시설을 닫아버린다. 잘 지어놓은 화장실, 샤워실이 놀고 있는 걸 보면 아깝다. 1년에 3~4주 쓴다. 우리는 3월부터 사람들이 찾아오니 그런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 더 바란다면 서핑이란 말에 경남 남해가 생각날 수 있게 이곳을 서핑특구로 지정해주면 좋겠다. 우선 보드가 20개밖에 없다보니 예약이 금방 차서 신청자를 더 받지 못한다. 남해 청년들에게 일자리가 될 것이다. 서핑도 배우고 가르치기도 하고 용돈도 벌 수 있다.
김수연 기자 nhsd@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