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버리고 이웃과 더불어 사는 게 재미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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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버리고 이웃과 더불어 사는 게 재미예요"
  • 하혜경 서울주재기자
  • 승인 2019.10.14 15:25
  • 호수 6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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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에서 `자연농원` 운영하는 임상열 향우
임상열 향우

일과 삶이 조화된 노년을 보내는 지혜 얻어

향우들이 즐겨찾던 음식점들이 최근 몇 년 사이에 문을 닫으며 `고향의 맛`을 가까이에서 맛볼 수 있는 기회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어디 고향 사람이 운영하는 맛깔나는 음식점 없을까? 이런 고민을 하는 향우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남면 임포 출신 임상열 향우가 지난 4월 은평구 응암동에 고기 전문점 `자연농원`을 오픈한 것이다. 은평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한 지 벌써 18년. 같은 동네에서 `오대감 연탄갈비`를 운영하던 그가 늘어나는 단체손님들을 위해 단체석이 완비된 `자연농원`을 개점한 것이다.
1948년생으로 올해 72세가 된 임 향우가 새롭게 시작한 `자연농원`을 찾았다. 고향의 맛을 찾을 수 있을까?

40년 노하우 `자연농원`에 담다
남면 임포가 고향인 임상열 향우는 파란만장했던 청년시절을 보내고 강원도 횡계에서 요식업을 하며 큰 성공을 거뒀다. "8·90년대 용평스키장 입구에서 `관동회관`이라는 대형 음식점을 경영했다. 음식점과 주점 등 업체 서너 개를 운영할 정도로 사업을 키우고 사회활동도 많이 했죠. 그러다 정치에 욕심도 내면서 평창군의원에도 출마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타지에서 참 무모한 도전이었는데 그 당시에는 가능할 거 같았다"는 임 향우.
90년대 지방의원 선거에 도전했다 실패한 임 향우는 IMF가 겹치면서 그간 쌓아온 모든 것을 잃어야 했다.
힘들었던 시절의 이야기마저도 이제는 미소 지으며 말할 수 있게 된 임 향우는 "그때 참 힘들었다. 실패 후 방황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은평구에서 다시 음식점을 열어 지금까지 18년간 해오고 있다. 강원도 시절까지 합치면 거의 40년 동안 이 일을 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자연농원 실내 전경

제사 탕국 응용한 소고기무국
`고향 맛 솔솔`
임 향우가 은평구에 문을 연 `오대감 연탄갈비`는 손님들의 입소문을 타고 이제는 탄탄히 자리를 잡았다. 단체손님이 많아지자 얼마 전 임 향우가 직접 운영하는 `자연농원`을 개업했다.
"모든 음식은 제가 직접 만듭니다. 젊을 땐 조바심도 나고 욕심도 냈었지만 지금은 기다릴 줄 안다. 음식점을 할 때는 기술도 필요하고 인내도 필요하다. 손님 중 적어도 절반은 내가 만드는 음식을 좋아한다. 그 사람들이 입소문을 내고 손님이 확대되기까지 필요한 시간동안 잘 견디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는 임 향우.
그가 개발한 음식 중 고향의 맛을 담은 소고기국이 손님들에게 인기가 많다.

`일과 삶` 밸런스 중요 …
  국악 배우며 삶을 즐겨
"70이 넘어 일을 키운 건 건강 때문이다. 젊을 땐 머리를 많이 써야 하지만 나이 들면 몸을 많이 써야한다. 그래야 몸이 안 굳고 근육이 유지된다"며 "건강을 위해 욕심을 버리고 내 삶을 즐길 수 있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는 임 향우.
임 향우는 은평구에 자리잡으며 사물놀이를 배워 풍물지도사 자격증을 땄고 5년 전부터는 해금도 배우기 시작했다.
이제 해금 소리가 조금 나기 시작한다며 겸손해 하는 임 향우는 "내 인생을 돌아보면 한 50번 정도 넘어진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자녀들도 건실히 잘 성장했고 나도 이정도면 아주 행복하다. 좀 넓은 `자연농원`을 열었더니 고향 친구들도 가끔 모임을 하기 위해 찾아온다. 가끔 고향사람들 보고 지내면 더 좋겠다"며 웃음짓는 임 향우.
은평구를 지나는 향우들이 있다면 응암오거리 국민은행 옆에 위치한 `자연농원`에 들러보자. 임 향우의 푸근한 미소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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