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성을 묻은 후손들이 명예를 되찾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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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성을 묻은 후손들이 명예를 되찾는 길
  • 남해타임즈
  • 승인 2019.10.14 16:07
  • 호수 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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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향, 나의 삶 8 │ 碧松 감충효
碧松 감 충 효
시인 ·칼럼니스트

어떤 지방에서는 기왓장 하나와 성 밑돌 하나만 나와도 큰 절을 짓고 사당을 짓고 누각을 쌓고 성벽을 쌓아 문화재를 복원하여 살리고 아울러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추세인데 남해읍성 성곽이 부분적이지만 수 백 년의 세월을 머금고 고스란히 발견되었는데도 그것을 도로 묻어버린 행위는 조상들의 숨결인 찬란한 문화와의 단절을 의미함이니 못난 후손들의 몰지각했음이 누대로 이어져 역사 속으로 기록될 것은 자명한 일이 아닌가.
세월이 가면 어느 땐가 읍성이 그리워지고 그 가치가 높아질 때 어느 후손들이 다시 읍성의 존재를 의식하고 정말 발굴의지를 가지고 반듯한 남해읍성을 이 세상에 빛을 보일 때를 생각해 보면 우리 시대 이 못난 후손들은 어떤 평가를 받을지 생각만 해도 얼굴이 뜨거워진다.
그런데 한 가닥 희망이 보인다. 2018년도 7월 20일자로 도시재생사업 국토부 선정 30곳에 우리 군이 1차 서류 심사를 통과하더니 8월 31일자로 도시재생 뉴딜사업(중심시가지형)이 확정되었다. 남해군이 추진하는 단일 공모사업으로 최대 규모인 200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사업기간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진행된다고 발표되었다. 구체적인 사업내용은 `남해사시다`, `창생발전 플랫폼 조성`, `한려수도 누리마당 조성`, `걷고 싶은 읍민거리 활성화사업`, `남해관광ICT융합사업`, `남해 더 베니키아 조성`, `누구나 오시다 사업`, `누구나 즐기다 사업`, `누구나 머물다 사업` 등 8개 등이 다뤄지고 관광사업과 대학타운상권, 공공인프라의 재구조화를 통한 중심시가지 기능 회복을 목표로 삼고 있다. 도시 설계도면을 보니 남해읍성의 존재를 부각시켜 남해읍성 역사지킴골목조성 1군데와 남해읍성터 역사마당 조성 1군데가 지정되어있었는데 그 규모에 있어서 자세한 내용은 나오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읍성 전체를 발굴하는 계획은 아닌 듯하다. 이 번 기회에 읍성 전체를 발굴하는 일을 하지 않으면 차후 남해읍성의 발굴은 더 이상 어려울 것이다.
`100% 발굴이 어렵다면 북문과 남문 또는 동문 주변이라도 발굴 복원하여 읍성의 위상을 살려 놓고 사정이 허락하면 앞으로 더 큰 발굴사업을 기대할 수 있다`는 그 당시 정현태 남해군수의 신문 인터뷰를 본 기억이 있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현재의 남해군수가 이러한 의지를 보여야 할 때라고 보며 임기 동안 이를 실천한다면 남해읍성의 역사에 그 이름이 길이 남을 목민관이 될 것이다. 또한 조선시대 동헌이었던 군청을 신축을 하던 이전을 하던 그 주변을 발굴해보면 문화재가 더러 묻혀있을 것으로 본다. 어릴 적 초등학교 다닐 때 학교 교문 앞 맞은편에 고색창연한 기왓장이 덮인 군청의 담이 있었다.
담 너머로 수양버들 늘어진 연못을 바라보며 하교하던 기억이 새롭다. 옛날에 동헌이나 궁궐 등을 지을 때 인공 연못 아래 귀중한 것들을 많이 수장한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군청의 연못자리에 건물이 들어선지 오래다. 그 당시 연못을 메우기 전 연못 바닥을 준설해 보는 그러한 시도라도 해봤는지 묻고 싶다. 
지금 남해읍에 위치한 군청, 경찰서, 학교, 교육청 관사의 증축과 이전에 대해 여론이 분분하다. 지금의 남해유배문학관의 터를 거론하기도 하는데 넓은 터에 적당한 기관이 들어서는 것은 도시계획에 의해 하겠지만 애써 자리 잡은 남해유배문학관의 위치와 정서는 고수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남해유배문학을 잉태하여 출산한 지역, 즉 유배인물이 가장 많이 유배생활을 하며 유배문학을 남긴 장소 바로 읍성 주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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