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시어찾기로 시인마을에 닿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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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시어찾기로 시인마을에 닿다"
  • 남해타임즈
  • 승인 2016.10.18 15:22
  • 호수 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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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행순 향우 첫 시집 룗내가 나를 만날 때면룘 지난 8일 자녀혼례일 맞춰 발간하고 `선물`

인터넷카페 `남해향우회` 개설자이기도 하며 재경남해군향우회 여성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오행순(58·남해읍 출신·얼굴사진) 향우가 지난 8일 아들 혼례일에 맞춰 첫 번째 시집을 냈다. 이날 혼례를 축하하기 위해 찾은 사람들은 시집을 한권씩 선물 받았다. <사진> 

시집 이름은 룗내가 나를 만날 때면룘(도서출판 동인, 월더니스 시선집 111). 시집에는 모두 182편의 시가 12부로 나눠 실려 있다. 시집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250페이지가 넘는 두께다. 
오 향우는 머리말에서 "글을 세상 밖으로 내놓는 건, 남에게 민낯을 맡기는 부끄러운 일탈 같다"면서 "해마다 입덧처럼 반복되던 글에 대한 갈증이 시집으로 조금은 풀릴 수 있을까?"라고 적었다. 

박정근 대진대학교 교수는 서평에서 "끊임없는 시어 찾기로 시인은 드디어 시인의 마을에 닿았다"고 평가했다. 시집에서 한편을 골라 싣는다.    

안부를 묻습니다

절정의 녹음 뒤로 가을 왔습니다
처서 지난 오늘 안부를 묻습니다

하늘가에 가슴 저미는 고향이 보입니다
지난여름의 쓸쓸한 추억과 못다 한 이야기도
눈시울을 붉히는 그리움의 대상입니다

지난 시간 같이 감사했고 사랑했던
그리운 이름 하나둘씩 날려봅니다
따가운 햇살에 곡식은 익어가고
그리운 것들이 마음속에서 여무는 
햇살의 토실토실한 지혜를 읽습니다

기세등등했던 여름도 자신을 버리고 
힘 빼는 법을 익힙니다
아픈 이름 지우고 편지를 씁니다

가을에는 더는 그리워하지 않게
손편지로 안부를 묻겠습니다
그대가 번집니다
그리움 한 방울이 번집니다 / 가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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