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를 떠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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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를 떠나며
  • 남해타임즈
  • 승인 2017.09.21 10:53
  • 호수 5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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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꾹장의 좌충우돌 터키 여행기 9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작은 공간에서 아웅다웅 살다보면 세상의 작은 일에 집착하게 된다. 사물을 바라보는 눈이 흐려지고 감정에 집착하게 될 때쯤,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나는 여행은 긴 호흡과 함께 때를 기다리는 법을 배우게 한다.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다는 세상만물의 진리에서 나는 세상을 꿰뚫어 보는 지혜를 배우고자 인류문명의 흔적을 따라 겸허한 마음으로 여행을 떠났다.

오늘은 터키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터키에서의 아쉬움은 소중한 추억으로 담고 우리일행은 트로이와 세계 5대 고고학 박물관인 이스탄불 역사박물관에서 터키의 마지막 숨결을 느끼고 떠나려 한다.     
   
독일의 고고학자 슐리만이 1973년 전설 속의 도시로 알고 있었던 트로이를 역사 속으로 끄집어냈다. 트로이의 최하층은 무려 기원전 4000년대의 유적이며, 2층은 메가론식의 왕국으로 짐작되는 건물과 많은 금은보화가 발견되었다. 우리에겐 트로이의 역사보다 트로이의 목마가 더 많이 알려져 있다. 트로이와 스파르타의 10년 전쟁의 원인이 트로이의 왕자가 스파르타의 왕비의 사랑 때문이라는 설이 전해오고 있지만 역사적 사실이라고 말하기엔 사실적 근거가 없다.   

우리 일행은 처음 출발했던 이스탄불에 도착해 터키에서의 마지막 일정인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으로 향했다. 세계 5대 고고학 박물관 중의 하나인 이곳은 1881년 오스만 함디 베이(Osman Hamdi Bey)가 관장이 되면서 세계적인 박물관으로 발전시켰다. 한 시간 만에 터키 역사박물관 인류문명의 발자취인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그리스, 헬레니즘, 로마 문명을 관람해야하는 잔인한 일정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청동기 시대에서부터 오스만제국의 유물까지 가치를 평가 할 수 없는 수많은 유물들이 박물관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심지어 박물관 정원에도 그리스 신전의 기둥과 조각상들이 자연스럽게 서 있는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밖에도 지하궁전, 성소피아성당 등 많은 곳을 탐방하며 인류가 만들어 놓은 문화의 위대함에 감탄했다.

 

인류문명은 거대한 도시에서 문명의 꽃을 피운 것이 아니라 작은 고대도시들이 인류문명을 발전시켰다. 나는 작은 고대도시를 보기 위해 지구의 반대편에서 왔다. 그리고 고민에 잠겼다. 나와 똑같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섬 남해를 보기위해 올 수 있을까라는 물음은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속에서도 계속 큰 과제로 남아 있었다. 
 
세계경제순위를 보면 대한민국은 11위, 터키는 18위, 스위스 19위, 스페인 호주보다 세계경제 순위가 높다. 우리나라의 70대 장·노년층은 가난한 나라 대한민국에서 전쟁과 배고픔을 경험했고 지금은 세계에서 열한 번째 잘 사는 나라에서 풍요로움을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한국청년들과 남해의 젊은이들의 미래는 어둡다. 지금의 경제성장이 지속될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그래서 남해는 조급하다. 젊은이들의 일자리를 위해 문화관광의 메카를 포기하고 청정을 과장한 석탄 화력발전소를 세우고, 공장을 세우려하고 있다. 과연 이것이 최선의 방법인지에 대해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 문화강국인 선진국들은 자국의 청정 자연을 보호하고 후세에 좋은 환경을 남겨주기 위해 자신의 삶을 희생할 줄 안다. 그리고 개인의 삶에서 미학과 자신만의 철학을 찾는다. 우리는 여전히 먹고 사는 것에 급급하다. 

문화는 삶이다. 개인의 삶이 변하면 전체의 삶도 변한다. 남해의 미래는 남해군민들의 생각에 의해 결정된다. 사회지도자들은 눈앞에 보이는 작은이익보다 군민들이 넓은 혜안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 나는 넓은 혜안을 가지기 위해 내년을 기약하며 터키여행기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끝>

그동안 원고를 보내준 남해문화원 김미숙 사무국장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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