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살리는 기술, 칭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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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계 살리는 기술, 칭찬해요
  • 남해타임즈
  • 승인 2023.06.27 11:27
  • 호수 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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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세이 │ 이현숙 칼럼니스트
이현숙 칼럼니스트
이현숙 칼럼니스트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으며 소각이나 매립 처리되던 폐비닐·폐플라스틱 용기·폐페트병·폐타이어와 같은 폐기물들이 귀한 자원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환경도 살리고 수익도 창출하여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세계 각국에서 탄소중립·녹색성장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 펜데믹` 기간 국내외를 막론하고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환경에 대한 세계인들의 우려와 관심이 커진 영향인 듯하다. 자연은 조상에게 물려받은 게 아니라 후손에게서 빌린 거라 한다. 후손에게 남겨 줄 첫 번째 유산은 `청정 자연`이 되어야 한다. 
 다행히 폐기물 재활용 산업이 어느 정도 활성화되었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축전이 한창이다. 해당 기술·설비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평가받는 국내 기업들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그중 `SK지오센트릭`은 국내 최초로 폐플라스틱에서 추출한 열분해유를 정유·석유화학 공정에 투입하는 데 성공했다. 염소 등 불순물을 정제하는 후처리 공정 기술, 화학적 성분분해를 통해 순수 원료를 추출하는 기술이 뒷받침된 결과물이다.
 금년 봄에는 `SK지오센트릭`의 협력사인 `뉴에코원`이 폐비닐 8t에서 열분해유 6.4t을 생산함으로써 기술력을 재차 입증했다. 폐기물에서 기름을 뽑는다는 발상도 놀랍지만 생산 효율성 또한 기대 이상이다. `SK지오센트릭`의 또 다른 협력사인 `수퍼빈`은 플라스틱 플레이크(작은 조각)를 생산한다. 선별을 마친 폐페트병은 잘게 분쇄된 뒤 수차례의 세척과 탈수 과정을 거쳐 플레이크로 완성된다. 이후에는 섬유·페트병·포장재의 소재가 된다. `수퍼빈`은 페트병이나 캔을 회수하는 AI 로봇, `네프론`의 개발사이기도 하다. 

 열분해유 기술, 화학적 성분분해 기술과 같은 재활용 핵심기술은 폐기물의 효용성을 높인다. 재생 플라스틱의 품질 면에서 화학적 방식이 물리적 방식보다 유리하다고 한다. 물리적 방식은 기계로 분쇄한 폐플라스틱을 물과 약품으로 세척해 고온에서 녹이는 것이다. 폐기만이 답이었던 복합 재질의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폐비닐도 점차 재활용이 가능해지고 있다. `도시 유전` 산업의 전망을 밝게 하는 청신호가 아닐 수 없다. 
 `도시 유전`은 폐기물 재활용 산업을 가리킨다. 300∼800도의 고온에서 폐플라스틱이나 폐비닐을 녹이고 기름을 추출해서 휘발유·경유·등유의 원료나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폐기물 자원순환 기술은 한정된 자원을 보존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원유 수입에 필요한 외화를 절감시키는 경제적 효과를 제공한다. 

 쓰레기로 인해 몸살을 앓기는 해양생태계도 육지생태계 못지않다. 연간 14만5000톤의 해양폐기물이 발생하는데 해양수산부와 지자체에서 수거하는 양이 12만 톤(2021년 기준)이다. 방치된 쓰레기들은 바다를 떠다니는 동안 작디작게 분해된다. 결국 물고기의 뱃속이나 인간의 혈액에서 미세플라스틱의 형태로 발견된다. 바다가 오염되면 물고기는 물론이고 바다 생물을 먹고 사는 인간도 병들게 된다. 아무튼 폐어망에서 나일론을 뽑는 기술이 국내에서 특허 출원되어 그나마 잠시 한숨 돌린다.  
 그런데 재활용 기술 개발도 중요하고 환경 의식도 중요하지만 쓰레기 분류의 책임과 의무를 소비자에게만 지우는 것은 그다지 합리적이지 않다. 가장 현명한 해법은 생산가공 단계에서부터 가급적 쓰레기의 발생을 최소화해야 한다. 포장재를 간소화하고, 단일소재의 포장재를 사용해야 한다. 포장재 생산 원가를 절감하고 차액만큼 제품 가격에 반영한다면 소비자들의 호응을 유도하기가 좀 더 쉬울 거라 본다. 그리고 재생 플라스틱 생산을 의무화해야 한다. 물론 재생 플라스틱 제품의 품질과 안정성을 보장해야 함은 두말 할 나위도 없다. 
 남은 과제는 쓰레기를 자원화하기 위해 안정적인 수거 시스템을 마련하여 회수율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다. 또한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에서 발생한 미세플라스틱이 폐수를 통해 환경으로 유입되어 물과 공기를 오염시키는 사례가 있으므로 플라스틱 재활용 관련 환경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버리면 쓰레기, 모으면 자원`이라는 국민적 인식이야말로 순환경제 성장의 신동력이 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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